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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안자식'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9.06.13 회초리에 대한 기억
- 예전에 썼던 글.

어떤 분이 회초리로 맞을 때마다 점프해서 피했다는 글을 보고 ‘앗 저도..’하며 내뱉게 되는 나의 과거.


모친은 어이없어 했고, 매를 피했다는 이유로 나는 더 맞아야 했다. 떠올린 것만으로 속이 쓰리고 눈물도 차오른다. 꽤나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서야 모친의 입에서 “너희를 때리며 키운 게 미안하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지만, 자식을 통제하려는 습관과 버릇은 쉽게 고쳐지지 않았고, 그의 뜻대로 행동하지 않은 나에겐 이따금 손이 올라왔다.


부친은 말할 것도 없다. 그는 교도소에서 가공된 (수감수가 만든) 나무 막대기를 ‘회초리’로 구해왔던 인물이다. 한문을 외우게 하고 시험을 보게 해서 틀린 개수대로 엉덩이를 때렸고, 나는 피멍이 들도록 맞아야 했다. 밥상머리에서 그의 말에 대답을 했다가 욕설을 들은 적이 많았는데, 그는 밥 먹다가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종종 밥그릇을 집어던졌다. 하지만 나는 여지껏 그의 입에서 알맹이 없는 사과조차 들어본 적이 없다.


이런 기억들이 깊게 파고들 때마다 여실히 느낀다. 근대 이후 명명된 ‘자유로운 개인’은 ‘가장 남성’이지만, 사실 기존 공사이원론 안에서 ‘자식’은 논의의 대상으로 상정조차 되지 않는다는 걸. 사적영역에서 ‘자식’은 자유를 경험하는 주체일 수 없고, ‘부모’로부터 훈육받아야만 한다. “맞아야 정신차린다”라는 말은 ‘부모’가 ‘자식’을 때리는 것이 ‘당연’하니까 자식에 대한 폭력이 개념화 되지 않게 만들려는 사랑의 공동체라는 신화의 방증 아닌지.
Posted by 두둥 ( ͡° ͜ʖ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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