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에 의한 학생 성/폭력 문제에 대한 답답함
- 교사에 의한 학생 성/폭력 문제에 대한 답답함
교사에 의한 학생 성폭력 사건이 드러날 때마다 “어떻게 교사가 그러냐”면서 “해당 교사 나가라”라는 말들이 넘쳐난다. 볼 때마다 교사에 의한 학생 성폭력 문제가, 다른 ‘위계 관계’의 성폭력 문제들과 분리되고 있다고 느낀다.
많은 사람들이 성폭력 가해 교사들을 향해 분노하는 모습들은 다른 위계 관계 속에서 일어난 성폭력 사건들을 대할 때와 다르다. 교사에 의한 학생 성폭력과 직장 상사에 의한 부하 성폭력을 생각해보면, 모두 위계 관계에 의한 것임에도 전자는 유독 어떻게 교사가 학생에게 ‘성적’ 언동을 할 수 있냐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반면 후자는 상사의 성폭력이 ‘부당하다’라며 이를 권력 관계의 문제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교사에 의한 학생 성폭력에 분노하는 사람들이 “아직 미성년자인데...”, “아직 어린데...”라며 피해 학생들을 동정하곤 한다. 어린 사람은 특별히 더 겪으면 안 되는 문제인 것처럼 말이다. 그 누구도 성폭력을 당해도 되는 사람은 없는데, 왜 어린 사람들의 성폭력 피해는 특히 더 안타까워져야 할까? 그들은 성으로부터 무관해야 하고, 분리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폭력이 문제로 여겨지는 것이라면, 아직도 한국 사회에서 “맞아야 정신차린다”라는 말이 통용될 리가 없다.
사실 성으로부터 분리되어온 것은 학생 뿐 아니라 학교라는 공간과 구성원들 모두이다. 학교에는 성적인 요소가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는, 성역 환상에 대한 인식이 강하게 존재한다. 학교와 학교 구성원들이 성으로부터 무관해야 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학교에서 일어나는 성폭력 문제에 특별하게 분노하고 비난한다.
학교에 대한 성역 환상 문제는 그동안 교사에 의한 학생 성폭력 사건들이 계속 있어 왔음에도, 권위주의 문화와 결합해 문제를 축소시키고, 가해를 옹호하며 학교 성폭력 문제화를 막아왔다. 그리고, 이는 입시 경쟁 문화, 학교의 폐쇄적 구조 등등의 다양한 문제들과 함께 학교의 성폭력 문화와 체질을 만들어 왔다. 가해 교사만을 원인으로 꼽아 징계한다고 해서 일상적으로 구축되고, 구조화된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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