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현재다』짤막 후기
엄청 늦은 짤막 후기.
청소년들의 정치적 활동의 역사를 다룬 공현, 전누리의 저서인 『우리는 현재다』, 너무 훌륭하다. 학교를 다닐 때 교과서를 펼치면, 한국 민주주의 발전의 발자취가 역사적 유물처럼만 다루어질 뿐 아니라, 청소년의 주체성이 3.1운동의 유관순, 4.19혁명의 김주열, 6월 항쟁의 박종철, 이한열 등 소수의 열사들을 중심으로 ‘외워져야만’ 했던 게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
5월의 광주에서는 많은 기관들과 학교, 단체들이 5.18민주화운동을 이야기하지만, 정작 학생들이 당면하고 있는 비인간적 교육 현실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수능 성적이나 이야기하는 게 너무 싫었고, 환멸났다. 그래서 나는 5월의 광주가 우울했고, 2012년부터는 5.18 관련 행사를 거의 가지 않았다.
이 책은 교과서가 알려주지 않는, 그리고 학교에서는 아마 모르는, 침묵되어지고 덮여진, 역사적 맥락 속 많은 청소년들의 이야기들을 말한다. 자세한 후기는 나중에 더 작성할 건데, 책은 청소년들의 정치적 활동이 일제 식민 시대에 대한 해방, 군사 정권 시절에 대한 민주주의, 급속한 근대화 속에서의 노동권 보장, 억압적 입시 교육의 현실에 저항한 교육 민주화 운동을 지나, 미디어의 발전 속에서 노컷운동과 학생인권조례, 그리고 촛불집회와 참정권 운동 등 다양한 저항 방식을 통해 권리 보장을 전개시켜 왔음을 알린다.
사람 이름을 잘 외우지 못 하지만, 그래도 꾹꾹 기억에 새기고 싶어, 책에서 끌어올린 어린이 청소년 열사들의 이름을 메모했다. 한국의 현대사에서 많은 사건들 속, 청소년들이 정치적 주체로서 이끌어나간 집단적 체계적 운동들을 만날 수 있어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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